성균관대 초빙교수이자 철학박사인 권경자 박사의 저서 「내 인생에 힘이 되는 고전명언」에 나오는 글입니다.

『논어』 「술이(述而)」편에 삼인행(三人行)이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세 사람이 길을 가다.’는 뜻의 삼인행은 석 삼(三), 사람 인(人), 갈 행(行)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전체 문장은 “세 사람이 길을 가도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으니 그중 선(善)한 것은 쫓고, 불선(不善)한 것은 고쳐야 한다.”입니다. 이것은 나를 제외한 두 사람이 선과 불선을 깨닫게 하는 스승이라는 것이죠.

몇 년 전 친구 두 명과 여행을 간 적이 있습니다. 두 친구 중 한 친구는 새벽 5시면 일어나 식사 준비를 하니, 필자도 어쩔 수 없이 덩달아 일어나 청소하고 점심 도시락을 준비하며 집에서는 하지 않던 부지런을 떨었지요. 그런데 한 친구는 밥이 다 될 무렵에 일어나 산책을 한 뒤 차려놓은 식사만 했습니다. 그 친구는 두 사람이 부지런한데 자신까지 그럴 필요 없다면서 집으로 가는 날까지 설거지 한 번을 하지 않았지요. 그 후 또 산을 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물과 도시락 등 만반의 준비를 한 다른 사람과 달리 맨몸으로 달랑 왔습니다.

얌체 같은 그 친구를 통해 배운 것이 있습니다. 자신의 몸을 아낀 만큼 친구가 멀어진다는 것입니다. 우리 주변에는 어디든 입만 가지고 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부모님이 재벌도 아닌데 언제나 돈을 내는 사람도 있습니다. 남의 험담만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 남을 도와주는 사람도 있지요, 이런 사람, 저런 사람, 온갖 사람이 사는 이 세상은 배워서 몸으로 체득해야 할 것이 정말 많은 학습의 장입니다.

자연도 스승이요, 이웃도 스승이며, 제 역할 다하고 떨어지는 낙엽도 세상 이치를 보여주는 스승입니다. 그래서 어디서든 배우려는 겸허한 자세를 지닐 때 세상 모두가 축복이 됩니다. 또한 그 마음이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재산이 되어 삶을 변화시킵니다. 세상을 스승으로 여기고 사는 것, 이것이 겸허하고 넉넉한 삶을 사는 열쇠입니다.

우리는 인생에서 다양한 사람과 상황을 만납니다. 수많은 만남은 나의 삶에 약이 되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합니다. 약이 될지 독이 될지는 그 만남을 대하는 나의 태도에 따라 결정됩니다. 주어진 일이나 겪게 되는 사건 또는 자연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옵니다. 그렇다면 믿음의 사람에게 태도를 결정하는 기준은 무엇이어야 할까요? 주님이어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주님은 어떻게 하셨을까? 왜 주님은 이런 일을 만나게 하셨을까?’를 생각한다면 성숙의 길과 그리스도인다움의 길을 걸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걷는 길에는 그리스도의 향기가 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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